치루와 농양

‘항문직장농양’이란 항문과 직장 주위조직에 염증이 발생하여 농양이 생긴 것을 의미하며,
 ‘치루’란 항문직장농양이 생긴 후 밖으로 터져 나온 상태로 항문관이나 직장과 항문 주위 피부 사이에 누공이 생긴 상태입니다. 
항문직장 농양과 치루는 같은 종류의 질환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 급성기 염증상태가 농양이며 이것이 터져 나와 만성화 된 것이 치루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항문직장 농양의 가장 흔한 원인은 항문선의 감염입니다.
항문선(항문샘)은 6~10개 정도 존재하는데 대변이나 이물질, 외상 등에 의해 막히면 항문선(항문샘) 내에 분비물이 고이게 되고, 그 결과 세균들이 분비물 내에서 증식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 염증은 항문 주위 곳곳으로 뻗어갈 수 있는데, 처음에는 전혀 모르다가 어느 정도 염증이 차서 커지게 되면 느낄 수 있습니다.
피부 가까이로 형성되는 농양은 통증을 잘 느낄 수 있지만, 피부 속 깊이 혹은 직장 주위로 뻗어가는 농양은 많이 커질 때까지 통증을 못 느낄 수도 있습니다.

농양이 커져서 통증을 느끼거나 열감을 느끼는 경우, 실제 발열이 체크되는 경우는 농양이 많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므로, 가능한 빨리 배농 수술이 필요합니다. 

항문농양의 치료

항문직장농양이 진단되면 즉시 절개하여 배농시켜 주어야 합니다. 때로 수술하지 않고 항생제만 투여하여 염증이 가라앉는 수도 있지만, 주위로 염증이 더 파급되면서 심해지는 경우가 많고, 재발을 방지해 주지도 못하기 때문에 빠른 절개배농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입니다.

절개배농 시 염증의 원인이 된 내공이 발견된다면 이에 대해서도 동시에 절개를 시행하여 농양이 다시 생기거나 치루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에서는 내공을 발견하기 어려우며, 절개배농 시에 내공까지 동시에 절개할 경우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절개배농만 시행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절개배농 후에는 상처가 나을 때 까지 좌욕을 시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데, 1개월 이상 분비물이 계속해서 나오거나 상처가 낫지 않으면 치루에 대한 근본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항문직장농양 수술 후 치루 발생

절개배농 후 치루 발생빈도는 보통 25~50%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절개배농 수술 후 치루 발생없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25~50% 정도는 치루가 발생하여 치루 근본수술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치루가 있는 데 근본 수술을 하지 않으면, 고름이 찼다가 터지기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간혹 10년 이상 오래 지속된 치루에서 항문암 발생이 보고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년간 지속되는 치루의 경우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합니다.

치루의 수술적 치료

치루의 수술은, 항문샘에서 시작되는 내공을 찾아 근본적인 절제가 가장 중요하며, 내공에서 외공까지 이르기까지의 누공을 완전히 절제하거나 열어주어야 고름이 더 이상 고이지 않아 상처가 아물 수 있습니다. 
치루가 재발하는 경우는, 이 내공이 완전히 절제되지 않았거나 누공이 낫는 과정에서 염증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부가 먼저 아무는 경우, 고름이 차는 공간이 있을 때입니다. 
그래서 치루가 낫는 동안에는 상처가 잘 열려 있도록 깨끗이 씻어주고 거즈를 상처 내에 꽂아서 배농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